유튜브나 인스타그램 쇼츠를 보면 호치민은 꽤 매력적인 도시처럼 보인다. 루프탑 바, 저렴한 로컬 음식, 감각적인 카페, 따뜻한 날씨까지. 실제로 호치민 생활의 장점을 정리한 콘텐츠가 30만 명 가까운 사람들에게 닿을 만큼, 이 도시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호치민은 살기 좋은 점만 있는 도시는 아니다. 여행으로 볼 때는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장면들도, 실제로 거주하다 보면 불편함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날씨, 교통, 소음, 언어, 행정 처리처럼 매일의 생활 속에서 계속 마주치는 현실적인 고충들이 분명히 있다.

이번 글에서는 호치민에 살아보면 알게 되는 현실 고충 8가지를 정리했다. 호치민 이주나 장기 거주를 고민하고 있다면, 장점만큼이나 함께 알아두면 좋은 생활의 반대편 이야기다.
01. 호치민 현실 첫 번째, 멋보다 생존이 먼저인 날

호치민 현실의 첫 번째는 날씨다. 한국에서 옷 좀 입는다는 말을 들었던 사람도, 호치민에 오면 옷장 기준이 조금 달라진다. 재킷이나 후드티로 멋을 내고 싶어도, 밖에 나가는 순간 생각보다 빠르게 현실을 만나게 된다.
잠깐만 걸어도 땀이 나고, 한낮에는 그늘을 찾아 걷는 일이 습관이 된다. 한국의 간절기 패션을 그대로 가져오면 예쁘기 전에 먼저 지치는 날이 많다. 호치민에서는 멋을 포기한다기보다, 더위에 맞는 방식으로 옷 입는 법을 새로 배우게 된다.
02. 분명 동남아인데, 생각보다 돈이 더 나간다

호치민 현실의 두 번째는 생활비다. “베트남은 물가가 저렴하니까 자연스럽게 돈을 아끼게 되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로컬 음식만 먹고 지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기분 전환으로 한식이나 일식을 먹고, 예쁜 카페에 가고, 지인들과 약속이 하나둘 생기다 보면 지출이 생각보다 빠르게 늘어난다. 특히 외국인들이 자주 가는 식당이나 카페, 서비스 위주로 생활하면 가끔은 한국에 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게 느껴질 때도 있다.
03. 분명 똑같이 따라 했는데, 왜 못 알아듣지?

호치민 현실의 세 번째는 베트남어 발음이다. 단어를 외우고 문장까지 연습해서 실제로 써봤는데, 돌아오는 건 현지인의 애매한 표정일 때가 있다. 나는 분명 비슷하게 말한 것 같은데, 상대방은 전혀 다르게 알아듣거나 아예 이해하지 못한다.
베트남어는 성조도 어렵지만, 발음의 작은 차이로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처음에는 간단한 주문이나 길 안내 하나도 생각보다 쉽지 않게 느껴진다. 말하고 싶은 건 있는데 전달이 잘 안 될 때, 호치민 생활의 언어 장벽을 제대로 실감하게 된다.
04. 한국의 ‘잠깐’이 여기서는 반나절이 되기도 한다

호치민 현실의 네 번째는 기다림이다. 한국의 빠르고 정확한 처리 속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처음에는 이 부분이 꽤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로컬 병원이나 비자 관련 행정 창구에 가면, 예상보다 오래 기다리는 일이 적지 않다. “잠깐 일 보고 와야지” 하고 나섰던 일정이 대기 시간 때문에 반나절 가까이 걸리거나, 하루 계획을 다시 조정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호치민 생활에서는 모든 일을 한국식 속도로 기대하기보다, 중요한 일정은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두는 편이 마음이 편하다.
05. 도보 10분 거리도 결국 그랩을 부르게 된다

호치민 현실의 다섯 번째는 걷기 어려운 도로 환경이다. 지도 앱으로 보면 걸어서 10분 거리라 “산책 겸 걸어갈까?” 싶지만, 막상 밖으로 나가면 생각이 달라진다.
끊겨 있는 인도, 울퉁불퉁한 길, 끊임없이 지나가는 오토바이 때문에 짧은 거리도 생각보다 피곤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일도 처음에는 꽤 긴장된다.
그래서 호치민에서는 가까운 거리라도 자연스럽게 그랩(Grab)을 부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분명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인데, 날씨와 도로 상황까지 생각하면 앱을 켜는 쪽이 더 편하게 느껴지는 도시다.
06. 다 왔다던 배달 기사님, 결국 내가 로비로 내려가야 한다

호치민 현실의 여섯 번째는 배달 수령 방식이다. 한국에서는 배달 음식을 시키면 문 앞까지 조용히 가져다주는 경우가 많지만, 호치민 아파트에서는 조금 다르다.
보안이 엄격한 아파트나 레지던스는 배달 기사님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음식이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으면, 결국 로비나 1층까지 내려가 직접 받아야 할 때가 많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피곤한 저녁에는 은근히 귀찮게 느껴진다. 이럴 때는 집 문 앞에 놓여 있던 한국의 배달 문화가 새삼 그리워지기도 한다.
07. 쇼피는 있어도, 무신사 같은 선택지는 아직 아쉽다

호치민 현실의 일곱 번째는 쇼핑이다. 베트남에도 쇼피(Shopee)나 라자다(Lazada) 같은 대형 쇼핑 플랫폼이 있어 생필품은 대부분 어렵지 않게 살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무신사처럼 트렌디한 패션 브랜드를 한곳에서 비교하고 고르는 경험은 아직 아쉽게 느껴질 때가 많다. 브랜드 선택지도 생각보다 좁고, 사이즈나 핏을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문제는 반품이나 환불이 꼬였을 때다. 베트남어 상담을 해야 하거나 절차가 복잡하게 느껴지면, 결국 “그냥 쓰자” 하고 넘어가게 되는 날도 생긴다.
08. 한국 생각이 안 난다는 말, 사실 쉽지 않다

호치민 현실의 마지막은 결국 그리움이다. 호치민 생활이 아무리 다이내믹하고 재미있어도, 한국 생각이 전혀 나지 않는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가끔은 가족이나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유독 보고 싶은 날이 있다. 익숙한 음식, 익숙한 거리, 아무 설명 없이 통하는 대화가 그리워지는 순간도 생긴다. 마음먹는다고 바로 다녀올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보니, 그런 날에는 타지 생활이 조금 더 크게 느껴진다.
호치민에서 잘 지내다가도 문득문득 한국의 공기와 사람들, 함께 보냈던 시간이 떠오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결국 해외 생활은 새로운 도시를 받아들이는 동시에, 익숙했던 것들과의 거리를 함께 견디는 일이기도 하다.
글을 마치며
호치민 생활에는 분명 매력적인 순간들이 많다. 하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더위, 교통, 언어, 행정, 외로움처럼 매일 조금씩 부딪히게 되는 현실적인 불편도 함께 따라온다.
이런 부분들은 혼자 겪을 때 더 크게 느껴진다. 하지만 필요한 정보를 미리 알고, 비슷한 경험을 하는 사람들과 연결되면 호치민 생활은 조금 더 가벼워질 수 있다.
6ixgo는 호치민에서 생활하며 필요한 정보와 연결을 하나씩 정리하고 있다. 베트남어 클래스, 취미·액티비티, 생활 서비스, 로컬 정보처럼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와 서비스를 계속 소개할 예정이다.


